사람이 누드로 돌아가는 과정은 건축물로 치면 장식과 외피를 걷어내고 구조체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성지연과 송상은은 누드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대상이 어떻게 자연스러움(본연)에 가까워지는지 또는 멀어지는지를 사진 작업을 통해 탐구하고 있다. 또한 동일한 방법론을 건축물에 적용하였을 때에도 과연 같은 문제의식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두 작가는 의인화된 건축물이 중첩된 이미지들을 한겹씩 벗어던지고 구조체로 돌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을지로 본연의 모습이란 무엇인가 혹은 본연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유도된 상상은 헛된 공상 즉, 백일몽에 불과하지만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들에게 재정비를 앞두고 있는 을지로의 정체성에 대해 백지 상태에서 다시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한다. 결국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장소 본연의 모습을 정의하고, 합의된 정의를 바탕으로 지킬 것과 버릴 것에 대해 판단하도록 한다.